남기영 배민라이더스쿨 센터장 인터뷰

남기영 우아한청년들 배민라이더스쿨 센터장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남기영 우아한청년들 배민라이더스쿨 센터장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테크엠=이영아 기자) 배달 산업은 우리 일상의 순간순간을 연결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매년 11억건에 달하는 주문을 소화하며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물류 경험을 선사한다. 수많은 배달 라이더는 도로 위를 누비며 눈부신 성장을 함께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교통사고 증가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배달의민족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해결사'를 자처하며 교통안전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교통안전 교육의 메카'를 꿈꾸며 배민라이더스쿨을 열고,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륜차 관련 안전교육 기관 및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황에서 한줄기 빛이 되고자 하는 소명의식에서다.

 

남기영 우아한청년들 이사(배민라이더스쿨 센터장)는 테크M과 인터뷰에서 "중장기적으로 이륜차 공식 안전운전 교육센터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라이더 안전 위해 똘똘 뭉쳤다

우아한청년들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25개 도시에 배민B마트, 배민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상품의 이동, 보관, 포장 등 과정을 관리하는 자체 중앙물류센터 기지(DC)와 도심형물류센터(MFC)를 운영한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라이더의 안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배민라이더스쿨은 2021년 5월 경기도 일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배달업계 유일한 오프라인 이륜차 교육기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안전 및 배달 관련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쿠팡 등을 거쳐 우아한청년들에 합류한 남 이사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교육프로그램 설계 관련 손꼽히는 전문가다. 

 

배민라이더스쿨은 20년 이상 이륜차 강의 경력을 갖춘 전문가로 강사진을 구성하고, 실제 신호체계설비를 반영한 주행연습장에서 실습 교육도 진행한다. 남 이사는 "여러 노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배달 이륜차 전문가 자격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규모를 더욱 키워 경기도 남양주시로 이전했다. 남 이사는 "더 많은 라이더에게 수준높은 교육을 제공해드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배민라이더스쿨은 실내 강의장과 실외 주행강의장을 갖췄다. 신호체계설비, 다양한 기능코스, 라이더 휴게공간 등을 완비해 양질의 교육 환경을 마련했다"고 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이론부터 실습까지 촘촘한 교육 

배민라이더스쿨의 교육은 ▲안전운전 기본과정 ▲향상과정 ▲배달서비스전문가 과정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남 이사는 "상반기에는 안전운전 기본과정으로 라이더 주행교육에 초점을 맞춰 교통법규와 바이크 운행에 필요한 스킬 교육을 진행한다"라며 "하반기에는 안전운전 향상과정으로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 등 라이더를 위한 케어 방법과 중량물, 빗길, 포트홀 등 배달을 하며 만날 수 있는 특수상황에 대비한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배달 산업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육 전, 운전 성향 자가 진단과 함께 이륜차 관련 문제를 풀어본다. 교욱 후, 이론 및 실습 평가를 통해 다시 점검하는 식이다. 남 이사는 "이론 교육 중 사고 영상 시청과 경각심 고취, 기본 주행 관련 내용을 다뤄 초보자도 쉽게 따라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사고사례 데이터를 분석해 교육에 적극 활용한다. 남 이사는 "외부 연구기관 자료, 내부 수집 등 여러 채널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다"라며 "올해는 작년 한해 동안 발생한 중대사고와 일반 사고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사고가 가장 자주 일어난 장소와 시간대, 유형 등을 분석했다"고 강조했다.

 

실습 교육을 통해 현장감을 키워주는 것도 강점이다. 이륜차 브레이크 조작과 밸런스 유지, 교차로 황색 신호(딜레마존)의 올바른 대처 방법 등을 알려준다. 남 이사는 "대표적 사례로, 공주 거리(제동)가 포함된 정지 거리를 체험함으로써 전방 주시가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을 체득하도록 한다"고 전했다.

 

수강 열기도 뜨겁다. 지난해만 5412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상반기 수강생 평균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6점에 달한다. 올해는 약 8000여명의 수강생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 이사는 "태어나 처음으로 오토바이 교육을 받았다며 고마워하던 수강생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지인에게 비전문적으로 운전법만 간단히 배우고 현장에 투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나쁜 주행 습관을 교육을 통해 교정했다는 평가를 많이들 주신다"고 언급했다.

 

언제나 진화하는 배민라이더스쿨

배민라이더스쿨은 라이더 수요에 맞춰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심폐소생술(CPR) 교육, 이륜차 보험·세법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CPR 교육은 우아한청년들과 대한적십자사가 함께 진행한 '우리동네 구조대' 일환이다. 대한적십자사 응급처지 강사의 특강이 이어졌다고 한다.

 

또 센터 내 교육용 이륜차를 모두 친환경 전기이륜차로 교체하기도 했다. 서울시에서 2025년까지 내연기관 배달용 이륜차 100%를 전면 전기이륜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남 이사는 "선제적으로 친환경 교육장을 도입, 라이더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올해도 배민라이더스쿨의 진화는 계속된다. 먼저 교통 및 산업안전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배민라이더교육센터 자문단을 통해 교육과정 고도화에 나선다. 국토교통부,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참여, 정기 자문단 회의를 갖는다.

 

남 이사는 "개발된 안전교육 교재는 모든 이륜차 배달종사자에게 무상으로 배포, 궁극적으로 배달 안전운전 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면서 "더 나아가 안전한 이륜차 문화를 장착하는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커피차 제공, 주요 이륜차 사고지점 답사 및 현수막 게시 등이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관리, 컬러 테라피, 바른자세 스트레칭 교육 등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또 한양사이버대학 장학지원 제도를 만들어 라이더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보험사와 업무 협약을 맺어 안전 교육 시행 후 보험료 할인 특약도 추진하고자 준비 중이다.

 

더불어 더 많은 라이더가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힘쓴다. 라이더 안전 운전 교육 내용을 담은 웹툰 '라이더스쿨툰'을 제작하고 있고, 하반기는 숏폼 형태의 영상 콘텐츠도 선보인다. 설립 목적, 교육 내용, 교육 시기, 이 외 활동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라이더 광장'도 오픈 예정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