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인터뷰] 김병우 우아한 청년들 대표 인터뷰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청년들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우아한청년들]

(디지털데일리=유채리 기자) 매년 전기자전거로 배달 교육을 받는 대표가 있다. 배달의민족의 물류서비스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의 김병우 대표다. 지난 2015년 배달의민족 물류전담 조직으로 시작한 우아한청년들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김 대표를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청년들 본사에서 만나 그간의 활동과 목표에 대해 들었다.

 

김 대표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고객, 라이더, 그리고 구성원들이 함깨해줬기 때문”이라며 10주년 소회를 전했다. 지난 2020년 대표로 부임한 그는 “회사를 통해 ‘생활물류’라는 개념이 대중화되고 고객 경험의 최전선을 지키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인원 인프라(All-In-One infra)’를 바탕으로 구조를 다듬으며 확정적인 물류경험을 제공해 온 과정이 지금의 우리를 만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우아한청년들의 현재 연 매출 규모는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 성장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라이더’가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 출시, 기능성 의류 개발, 세무교육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출범한 ‘라이더 안전경영위원회’가 눈에 띈다. 김 대표는 “라이더 안전이 최우선 가치이자 책임”이라며 “복잡한 도로 환경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기업 혼자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해 대응하고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외부 정책 전문가, 산업재해 전문의, 라이더 대표, 경영진이 함께 참여해 안전 전반에 대해 구조적 논의를 진행한다. 산재 예방, 도로 환경 개선, 중상해 대응체계 등이 그 대상이다.

배민라이더스쿨 모습. [ⓒ우아한청년들]

‘배민라이더스쿨(배라스)’도 지난 2018년 라이더 안전을 위해 세워졌다. ’교육을 통해 안전한 배달서비스 문화를 조성하고, 배달플랫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목적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문을 연 이후 현재는 남양주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 11월에는 경기도 하남시에 약 8,000㎡ 규모의 신설 교육장을 연다. 온·오프라인 누적 수료생은 1만5000명 이상이다.

 

김 대표는 “교육 방식과 내용, 교육이 어떻게 다가갈지 알기 위해 매년 전기자전거로 교육을 받는다”라며 “작은 창고에서 구성원 의기투합으로 시작한 교육이 지금까지 이어져 뜻깊다”라고 전했다.

 

그는 “배달은 기술이나 알고리즘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마지막 한 걸음을 책임지는 ‘라이더’가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이유에서다. “창사 초기부터 강조해온 ‘라이더와의 상생’은 여전히 회사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은 소비자의 ‘확정 경험’으로 이어진다. 정해진 시간에 기대한 품질의 상품을 받는 경험이다. 이를 위해 자체 중앙물류센터 ‘기지’와 피패킹센터(PPC),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서비스 ‘배민커넥트’를 연결해 올인원 인프라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음식 배달 외에 배민 B마트 등 커머스에도 집중하고 있다. 2019년 시작한 배민 B마트는 수도권을 넘어 대전, 천안, 부산, 대구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는 전주까지 진출했다.

김병우 우아한청년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청년들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물론 기업 성장과 여러 캠페인을 전개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라이더 산업재해와 배민 자회사 소속 라이더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논란도 있었다. 김 대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현장 라이더와의 간담회, 배달환경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라이더 노조와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라이더의 복지 확대, 배달정책 개선 등 다채로운 노력을 통해 라이더와 사용자, 사회 전반과의 신뢰를 높이겠다”라며 “작은 변화부터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우아한청년들이 지향하는 목표는 ‘지속가능한 배달문화’다. 김 대표는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 본질”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배달이 일상 물류로 자리 잡았다. 라이더는 우리 일상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의 투자와 실질적인 대안들이 업계 전반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회사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물류 경험’이라는 비전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모두가 경험하는 배민이 되길 바란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전국 어디서든, 누구나 원하는 음식·식재료·물건을 1시간 이내 받을 수 있는 ‘확정적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며 자동화 설비, 스마트 기술 도입 등 물류 인프라에 투자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배달은 단순한 음식 전달 서비스를 넘어 도시 인프라·안전정책 등과 연결된 생활기반 산업이 됐다”는 김 대표는 “전기 이륜차 인프라 확산, 라이더 안전교육 의무화 등 여러 주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라이더가 우리의 일상을 연결해준다는 점을 더 많은 이들이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